ORPG/2019
12/4 여름의 노래
하츠_AN
2019. 12. 7. 18:23
KPC : 이주하(하츠)
PC : 리웨이(쉬락)
OST : 심야열차
살랑 살랑, 따스하고 기분 좋은 바람이 뺨을 쓰다듬습니다.
양 손으로 주하의 허리를 붙잡고 입으로는 조금 녹은 아이스크림을 뭅니다.
눈이 부실 정도로 청량한 하늘과 반팔을 입어도 춥지 않은 기온이 뚜렷한 여름이라는 걸 알려줍니다.
주하가 이끄는 자전거가 부드럽게 페달을 움직이며 나아갑니다.
바퀴가 천천히 돌아갑니다. 당신은 그 뒤에 앉아 시시각각 변해가는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뒷모습 밖에 눈에 들어오지 않아 표정을 알 수 없는 주하가 말합니다.


힘들면 바꿀까?

우리의 목적지가 어디였죠? 어렴풋이 떠오른 의문이 금방 사라져 버립니다.

(주하랑 같이 달려가는 자전거 풍경이 마음에 든다)
그럼요, 주하와 함께 가는 곳이라면 장소는 중요하지 않을테니까요.
그저 즐기도록 합시다. 비가 내리면 모든 게 무산이 될테니까요.

(괜시래 리웨이도 즐거워지고)

새파란 하늘로 찬란한 빛이 부수어져 내립니다.

맞아. 그렇네.
(리웨이도 즐거워져 콧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쉼없이 앞으로 향하던 중. 덜컹, 돌부리에 걸린건지 자전거가 한 번 기우뚱거립니다


어디 다친곳은 없어?

(넘어질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아 놀람)
주하가 운전해줘서 멀쩡해(생글)

...언니도 참.

후후 왠지 학창시절 같아 즐거워
(주하랑 있으니 이런 기분도 느끼네)

오늘만큼은 고등학생인 리웨이! 응, 좋다! (페달위에 발을 올리고 고개를 끄덕)

(그래도 즐거워 웃음이 나온다)
대화를 나누다보면, 은은하게 풍기는 짠내음에 시선이 저절로 옮겨집니다.
어느새 옆으로 바다가 깔립니다. 느리게 파도가 치고 있습니다.
난간을 통하여 아름다운 자연의 광경이 펼쳐집니다.

(푸른 하늘과 푸른 바다를 멍하니 바라본다)
기준치: | 91/45/18 |
굴림: | 94 |
판정결과: | 실패 |
리웨이 힘내

기준치: | 91/45/18 |
굴림: | 6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가슴이 뻥 뚫릴 것 같지만, 어째서인지 묘하게 바다가 이질적으로 느껴집니다.
날아다니는 갈매기도, 종종 튀어오를법한 은빛의 물고기도 모습을 찾아 볼 수가 없습니다.


잠시 바다라도 들렸다가 갈까?

바다? 근데 우리 수영복이나 아무것도 없지않아?
(주하는 옷입고 수영하고싶다는건가?)

아니면, 우리 둘뿐이니까...
(너와 눈을 마주친다)

아.. 발만 담그는 것도 좋지!
(시선을 발로 향하고)
(주하가 때로 과감한 말을 할 때가 있어서 놀랜다니깐!!!)
... 어른을 놀리면 못써
(조금 뒤늦게 혼낸다)

언니가 맨날 내 얼굴을 붉히니까
한번쯤은 내가 해보고 싶었거든



주하는 조금 느긋해졌던 페달을 빠르게 밟습니다.
앞을 바라보면 커다란 흔들다리 하나가 보입니다.

기준치: | 68/34/13 |
굴림: | 93 |
판정결과: | 실패 |
생각이 없네
암암
휴가 기분을 만끽하며 흔들다리 앞에 도착해 흔들다리를 다시 살펴보면, 자전거를 함께 타고 이동하긴 어려울거란 생각이 듭니다.


(너의 얼굴을 슬쩍 보며) 다리만 건너면 다시 탈 수 있을거야.

(자기 얼굴을 만져본다)

내 생각도 마찬가지라서 그래.

마음이 통했네(웃으며 자전거에서 내린다)
그래도 주하만 운전시키니 미안하니 다리건너고선 내가 할까?

이번만큼은 나 혼자할거니까
(싱긋 웃는다)

주하가 그리말한다면 이번엔 느긋하게 있을께요~

(장난스럽게 말하며 싱글싱글)
자전거를 끌고 가는 주하의 옆에서 리웨이가 함께 걷습니다.
흔들다리란 이름에 걸맞게 꽤 단단해보이는 모습임에도 이 다리는 한 걸음을 내딛을 때 마다 흔들립니다.
아래를 보면 까마득하게 깊어 보이는 바다가 펼쳐져 있습니다

휴가온 거 같네

기준치: | 50/25/10 |
굴림: | 77 |
판정결과: | 실패 |
풍덩!

뭐, 이런건 다른 시나리오겠지요.
바다 아래서 심해인과의 사투...

그런일은 없을겁니다. 아마?


...하나도 안 무섭다~ (떨리는 목소리로)

주하 괜찮아?

(앞만 보면서 걷는다! 아래는 안봐!)

각자 다른 생각을 가지고 가다보면, 어느샌가 끝나지 않을 것 같던 흔들다리가 끝났습니다.
지상에 도착하여 숨을 고르고 있자니 짠내음이 다시 몰려옵니다. 바다와 모래사장이 보입니다

(주하를 바라보고)

...아차, 도착했어!



(조금 말끝을 늘리며 주하에게 물어본다)

모래사장이나 한바퀴 돌아볼까?

주하가 가고 싶은 곳으로 데려가주세요
(역시 손님 흉내를 내며 웃으며 자전거 뒤에 탑승한다)


두사람은 자전거를 타고 모래사장을 달려갑니다.
바닷바람이 기분 좋게 당신의 얼굴에 부딫칩니다.

(눈감고 바람에 몸을 맡긴다)

눈을 다시 뜨고 주변을 보면, 시야에 모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광활한 바다입니다.

규칙적으로 낮은 높이의 파도가 칩니다.
물은 수면이 훤히 보인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아주 맑고 깨끗합니다.
수영복을 가져오지 않았으니 깊게 들어가는 건 무리겠지만...
잠깐 발을 담그고 여름을 만끽하는것도 나쁘지 않겠죠.

기준치: | 50/25/10 |
굴림: | 1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가판대에 올려진 수영복과 튜브가 보입니다. 가판대 옆으로는 조그마한 탈의실과 샤워실도 마련되어 있네요.


...주인이 없는거라면, 잠시 빌려도 괜찮지 않을까
(눈을 가늘게 뜨고 수영복을 본다)

(조금 놀려주고싶은 생각에 주하에게 괜히 말을 건넨다)

......
역시 그 방법밖에 없나...
(옷을 물끄러미 보다가 뒤를 돌아본다)
이런 날씨라면, 젖은 옷도 금방 마르겠지?

자전거타고 달리면 금방 마를거야

... 수영복이 하나라고 한적은 없습니다.

쳇
하츠님이 혀를 찼다!!!
수영복이 왜 있겠어!!

나중에 리웨이가 사줄께!!!

(튜브를 가리키며 주하에게 동의를 구해본다)

(가판대 위에 돈을 올려둔 다음 튜브 두개를 들고 돌아온다)
이러면 문제 없겠지.



(주하와 눈을 마주치고 고개를 갸웃거린다)


사실 아까 흔들다리에서부터 잡고 싶었어
자전거를 밀고있어 잡지 못했지만




(파도치는 바다랑 주하의 옆모습을 번갈아보며 즐거움)
바닷물은 살짝 추울 정도로 맑고 차갑습니다.

(담긴 발에 올라오는 시원함에 조금 으슬거린다)

(손을 놓고 바다에 풍덩!)

주하야 괜찮아?!

당연하지. 바닷물이 시원해서 좋은데, 언니도 들어올래?

(주하처럼 과감하겐 들어가기엔 춥다. 튜브를 붙잡고 한걸음씩 앞으로 전진한다)

옷은 젖어버렸지만, 어떤가요. 이런 햇빛이라면 금방 마를텐데요.

발걸음을 옮기다보면 다리에 무언가 부딪치는 감각이 느껴집니다.

(바다 속을 바라보며 뭔지 확인한다)
???
종이가 든 유리병 하나가 둥둥 떠있습니다.

(잡은 튜브를 잠시 놓고 유리병을 잡아 열어본다)
유리병 안 종이의 내용은 편지였습니다. 시 한편이 적혀있습니다.

그대를 여름날에 비유해볼까요?
그대가 더 사랑스럽고 부드러워요.
거친 바람이 5월의 고운 꽃봉오리를 흔들고
여름날은 너무나도 짧지요.

기준치: | 91/45/18 |
굴림: | 92 |
판정결과: | 실패 |
강행!!!!이요!!!!!!!!
91로 너무한 거 아니니!!!!!!

기준치: | 91/45/18 |
굴림: | 1 |
판정결과: | 대성공 |
이 글씨체는 주하의 글씨체입니다


(여름이라면 나보단 주하가 더 잘어울린다 생각되는데..)
(휴가철엔 병원에 찾는 사람들도 많으니깐...
창문 밖으로 여름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는데
이렇게 놀러오게 될줄은)
(종이를 다시 유리병에 집어넣는다)


호수는 안돼, 바다로 가야해...
(튜브에 몸을 기댄채로 수평선을 멍하니 바라본다)

(발로 물장구치면서)
푸하...


주하는 그야말로 여름을 만끽하고 있네

이대로 시간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지만...
...배가 고픈걸? 슬슬 나갈까?

...응 그러자
(그래도 배고프다니깐..)

(리웨이를 껴안는다)



(그대로 풍덩!)
주하의 장난스러운 얼굴이 보이고, 입에 짠맛이 가득 느껴집니다.

(하지만 바닷물 먹어버렸어)


콜록, 콜록....
콜록... 주하야
(조금 인상을 쓰며 이름을 부른다)

...미, 미안... 많이 놀랐어?

이내 웃는다)
주하가 하고싶었다면야
언니는 괜찮아
그래도 다음엔 미리 말해주렴?

응, 조심할게.

튜브빌리지말고 주하한테 부탁할 걸 그랬어


(어깨를 붙잡고 두둥실)


(발이 바닥에 닿을 정도로 해변가에 가까워지면 그제서야 자기 발로 걷기 시작하고)

(옷의 아랫단을 잡고 물기를 쭈욱)
정말로 즐거웠어... 언니랑 같이 와서 그런가봐.

나도 즐거웠어.
바다에 들어온 게 몇 년 만인지 모르겠다
후후 풍덩 빠지는 건 더 오랜만이고
(주하를 바라보고) 같이 들어가서 좋았어

세상에서 언니가 제일 좋아.

나도 주하가 좋아(생글생글)
(얼굴 물기도 닦아준다)

(얌전)

(모래사장에 있는 주하와 자기 신발을 챙겨온다)
여기 있어요?

(신발을 신고 자전거에 오른다)



... 차라리 그쪽이 나은 거 같아
..왜지?(갸웃)

(쿡쿡 웃으며 페달을 밟는다)

뭐 상관없지만...)
주하는 다시 자전거에 올라탑니다. 당신은 그 뒤에 앉습니다. 자전거의 페달이 돌아갑니다.
아침보다 강렬해진 햇빛이 두사람을 괴롭힙니다.
그렇지만 싫단 감정이 들지는 않습니다

(정말 무겁지 않은가? 아까부터 계속 운전했는데...)
(아니, 느긋하게 있으라고 했으니깐 이번만큼은 가만히 있자)
...
...
페달을 돌리던 주하는 상점 앞에서 자전거를 세웁니다.
규모가 상당히 커 보이는데 인기척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 상점입니다.
신장 개업이라도 한건지 입구 앞에 화분이 여러 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런 마음씨에 더 좋아하게 된거겠지...)

이번엔 내가 살께(자전거에 내려 가게로 들어가려고 한다)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근처에서 매미 우는 소리가 크게 들립니다.
위에는 아담한 테루테루보즈 인형 여러 개와 딸랑이는 종도 걸려 있네요
테루테루보즈와 종은 바람이 부는 방향에 따라 흔들립니다.


저기 아무도 안계세요??
(가게 안을 향해 불러본다)
상점 안에서 들려오는 답은 없습니다.
무인가게 인걸까요? 바닷가에선 꽤나 흔하지요. 다만 돈은 놓고 가야겠군요.
표지판을 읽어보면 무엇이든 판매합니다! 원하는 것을 찾으세요! 라고 적혀 있습니다

(볶음국수나 미트볼... 아님 카레...)
(가게안을 빙 둘러본다)
가게 안을 보면 갈증을 해소시킬만한 시원한 음료와 아이스크림부터 전자레인지에 돌려 먹을 수 있는 간단한 음식들이 많습니다.

(이왕이면 원하는 걸 주고 싶은데)

기준치: | 91/45/18 |
굴림: | 7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생각보다 물건이 많네..
카레와 미트볼을 찾고 나면, 어느새 옆에 놓인 책장이 눈에 걸립니다.

(뭐가 있지??)



책장을 살펴보면 여름의 노래라는 책 한권이 눈에 띕니다.

(아마 내가 책에 관심을 보이니 신경써준거겠지)
(얼른보고 가자..)
(여름의 노래라는 책을 꺼내 본다)
<여름의 노래>
빛나는 햇볕 아래에서 손을 잡아
세계의 뿌리, 바다 위를 걸으며
작은 새가 우는 숲의 길을 건너
______을 노래하네
______을 노래하네
안녕, 여름과 작별을 고하고
안녕, 안녕
책이 훼손된건지 일부 문장이 보이지 않습니다

(괜시리 신경쓰여 책을 놓지 못한다)



책 사이에 쪽지가 하나 끼어있습니다.

(우물우물)
쪽지??
(쪽지를 펼쳐본다)

맛있어~
신은 적임자에게 최면이 섞인 꿈을 보낸다
신의 눈에 들어오면 도망치기란 매우 어렵다
신에게 사랑 받는 삶은 행복한 것인가?

(미트볼은 맛있지만 생각하느라 잘 느끼지 못했다)

독특한 문장이네.

(우물우물)


주하는 혹시 이 여름의 노래라는 거 알아?\
(꿀꺽)
...맛있어

언니도 언젠가는 알 수 있을거야.
(가볍게 웃으면서 미트볼을 먹는다)

여름과 작별을 고하고...
(아까 본 유리병.. 분명 여름날은 너무 짧다라 적혀있었지)
주하는 여름 좋아해?

나름대로 즐길 수 있는 분위기가 있다고 느껴지거든.
그래서 이런 여름이 오면, 기분이 좋아져.

난 언제나 건물 안에만 있으니 몰랐지만
그래도 좋은 계절이라 생각해


물놀이하고 산속에서 야경하다 다치는 분들이 많은 계절이니...

(볼에 바람을 넣고 불만스러운듯 쳐다본다)
치!

그래서 지금 굉장히 즐거워(볼을 꾹 누르며)
(즐겁지만 그래도 돌아가지 않음 안되겠지..)


그러면 또 같이 가자(부드럽게 웃으며)

(우리가 먹은 게 미트볼, 카레.. 하드바 그리고 책...)

(잘 모르지만... 이정도면 되겠지?)
주인 없는 가게에 돈을 놓고 간다라
리웨이는 성실합니다.

(잘 쉬다 가요)
상점에서 구입한 카레와 책을 담은 주하와 리웨이가 자전거에 오릅니다.
주하가 페달을 밟는 게 아침보다 다소 느립니다. 그녀의 얼굴을 보니 이마에 송글송글 땀이 맺혀 있습니다. 주하는 소매로 한 번 이마를 쓸어내립니다
그러고보니 자전거를 타고 달린지 반나절이 지났네요.

(역시 힘들겠지)
주하야 이젠 내가 운전할께
(주하 옷을 잡아당기며 불러본다)

언니는 목적지를 모르는걸

그럼 목적지를 알려줘
내가 운전할테니

(곰곰히 생각하다가 고개를 갸웃)
기억이 안나는걸. 하지만 몸은 기억하고 있어.



어... 기억이 안나?
(그런데 몸은 기억하고 있다니...)

이제 거의 다왔어.

(여긴 어딜까)
끄응....

이번에 자전거가 향하는 곳은 상당히 외진 곳입니다.

당신은 주하의 허리를 끌어안고 눈을 감았다가 뜹니다. 하늘이 붉게 물들어가고 있습니다.


오늘. 즐거웠어?

너무 즐거워서 시간가는 줄도 몰랐어
(왠지... 주하는 여름과 잘 어울리지만 붉게 물든 노을이랑 가장 잘 어울리네)

...바다에선 억지로 빠트려서 미안해.

가장 많이 주하 생각할 시간이네)
괜찮아. 그래도 즐거웠어
주하의 등만 보여서 그녀의 얼굴은 볼 수 없지만
그녀는 틀림없이 웃고있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
한참 자전거로 달리다보면, 자전거는 숲 앞에서 정지합니다
숲에는 길이 하나 나있습니다.


아마도...
(고개를 갸웃)
뭐, 아니라도 상관없어.
언니랑 같이 다니면 어디든 좋으니까.
하루쯤은 길을 헤메더라도

길헤메는데 떨어지면 큰일이잖아

(너의 얼굴을 바라보며 손을 내민다)

(주하가 날 위험하게 할 리는 없지만... 주하가 위험하지 말아야될텐데)
(무리하는 건 아닌가 몰라)
두 사람은 자전거를 세워둔채, 손을 잡고 길을 걸어갑니다
숲이지만 나무는 별로 없고 수풀만 빽빽합니다. 무언가가 지나다니기라도 하는건지 간간이 스슥 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땅바닥을 질질 끄는 소리입니다. 숲에서 지내는 동물인걸까요? 뱀처럼 위험한 동물이면 큰일일텐데 말입니다.
슬슬 어두워가고 있음에도 상가 하나 없는 외진 길이기에 앞이 캄캄합니다.



숲을 한참 걷다보면, 멀리서 희미한 빛이 보입니다

주하야 저기 빛이 보이는데?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다시 한 번 빛을 바라본다(
어둠 속의 한줄기, 희미한 빛입니다.

(왠지모르게 무서워져 손을 더 꽉 잡는다)

가자 언니. 괜찮을거야

그래, 같이 가자
(주하 말에 조금 안심하고 나아간다)
빛을 따라가자 보이는 건 장작 위로 타오르는 조그마한 불꽃입니다.
한 가운데에서 타오르는 불꽃과 그 주변을 동그랗게 앉아 있는 작은 새들은 캠프 파이어를 연상케 합니다.
도착하자마자 푸른 빛에서 주홍 빛, 그리고 회색빛으로 물들어가던 하늘이 완전히 캄캄해집니다
수없이 많은 별이 두사람의 머리 위로 떠오르고 빛나는 유성이 떨어집니다



맞다 소원!!
(급하게 손을 모아 소원을 빈다)
(세상에 아픈 사람이 없게... 세상에 아픈 사람이 없게... 세상에 아픈 사람이 없게..)

(이런 시간이 계속되기를...)
새들은 두사람을 발견하고 지저귑니다.
노래하세요. 비가 오기 전에.
노래하세요. 해가 떠나기 전에.

노래라니...
노래하세요. 꺼지지 않을 생명을.
노래하세요. 깨져야 할 꿈을.
새들은 그리 말하며 자신들이 앉아 있던 곳에서 물러납니다.
새들이 물러남으로 인하여 여러분이 앉을만한 자리가 생겼습니다.

(주하를 바라보고) ..앉을 자리가 생겼는데 앉을까?


(여름이라도 밤의 숲은 추우니)

자리에 앉으면 새들은 무언가를 기다리는 듯 조용해집니다.
타닥 타닥, 장작이 타들어가는 소리만 이따금 귀를 때릴 뿐입니다.



난 계속 주하 곁에 있었는데??

그렇지. 계속 옆에 있었지.
(피식 웃고는 모닥불로 눈을 돌린다)

그전에도...
(그치만 여기오기 전 뭐했는지 잘 기억나지 않아 말을 잇진 못한다)

이런 시간을 내기가 쉽진 않거든.
...미국까지 가는건 힘들기도 하고


나 한국에 살아, 언니
까먹고있었지?

지금 우리집에서 하숙 중이잖아?
우리집은 미국인걸?
(아닌가? 근데 분명 이렇게 기억하는데?)

(이내 고개를 젓고 너와 눈을 맞춘다)
난 더 말해줄 수 있는게 없어.

혹시 나때문에 위험한 일 한 거 아니지?

지금은 아니야.



(주하가 뭘한건지 모르니 걱정되는데 물어봐도 대답안해줄 거 같아)

오늘, 기억나는거 없어?

(곰곰)
주하랑 자전거 타고 달린 거랑, 흔들다리 건너온거랑, 바다에 빠진거랑, 가게에서 먹은 미트볼...
(손가락을 접어가며 세어본다)
또 숲 속에서 같이 손잡고 걸어온 거, 같이 유성보고 소원빈 거, 지금 모닥불 앞에 앉아 이야기나누는 거..

풉, 그래야 언니답지.


나랑 함께한 추억을 말해준건, 무척이나 귀여웠어.
하지만 그게 아니야. 언니가 본것중...



(바다에서 본 유리병이랑, 가게에서 본 책
그리고 새의 지저귐)
...
우리는 무엇을 해야할까요.
이제 당신이라면 깨달았을겁니다.
짧았던 여행의 끝을 마무리 지어볼까요?


... <여름의 노래>


빛나는 햇볕 아래에서 손을 잡아
당신은 다짐합니다. 여름을 노래하자고. 낮에 보았던 그, 여름의 노래를 부르자고 말입니다.


그래도 분명 돌아갈 시간 인거겠지)
타오르는 불꽃을 응시하며 두사람은 입을 열고 노래하기 시작합니다

작은 새가 우는 숲의 길을 건너
(그 다음 문장은 잘 보이지 않는데..)
두 사람의 노래에 맞추어 새들도 함께 지저귑니다.
안녕, 안녕.......


작별 인사는 누구에게 향하는 것일까요.


(키득거리며 즐거운 목소리로)



그래도 다음엔 미리 이야기해줘...

(어색하게 웃는다)



(다시 책을 보고)
꺼지지 않을..
생명을 노래하네

아니, 이래야 언니야.
나한테 시집 오는건 어때?
(으쓱)

(그래도 연장자인데)

(당황해서 볼이 붉어진다)

이 여름의 끝은, 도대체 어떻게 되는 걸까요.

처음에 언니가 내 등을 잡았을때부터
느껴지는 온기에 당황했거든...
(기분은 좋았지만)

무엇 하나 정해지지 않았지만 노래합니다.

거절하지 않아 고마워


(그럴 순간이 오지않는다면 좋겠지만)
...안녕, 안녕..
안녕, 안녕......
노래가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쯤 당신은 급격히 눈이 감기는 걸 느낍니다.
그건 주하도 마찬가지인지 고개가 서서히 내려갑니다.

잠들어도 괜찮은 걸까요? 불안할만도 한데 마음은 이상할만큼 편안합니다.
정신이 멀어져가는 와중에도 두사람은 손을 겹칩니다.

안도감을 느끼며 당신은 시야가 암전되는 걸 깨닫습니다
...
...
반짝. 다시 눈을 뜹니다. 우리는 분명 숲에 있지 않았나요?
꺼져가는 여름을 보고, 노래를 하고 있었는데.

(옆에 주하가 있나 확인한다)
눈을 뜨자 보이는 건 병실입니다. 환자가 누울법한 침대에 당신은 몸을 기대고 있었습니다.
누군가 당신의 손을 잡고 있습니다. 얼굴을 확인하니 그 사람은... 주하입니다.

잠에서 막 깨어난 주하가 눈을 몇 번 깜박거리더니 리웨이를 봅니다.
여태껏 보았던 어느때보다도 환한 얼굴로 그녀는 말합니다


열린 창 밖으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당신의 뺨을 쓰다듬습니다.
드디어 알 수 있습니다. 여름은 안녕이네요.
ED.안녕, 여름과 작별을 고하고